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기획 - 한길사
2 . 혼돈과 역경의 시간들
(p.140)
Q) 대변인으로 활동하실 때 기억나시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.
A)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. 미국과 한•미경제협정을 협의하는데 이것을 두고 반대파에서는 매국이라고 비판했어요. 이 문제로 시공관에서 신민당, 혁신계, 무소속 등 정파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연설하는 자리가 있어서 내가 나갔어요. 가보니 나 빼고 전부 반대하는 거예요. 내 차례가 되어 한•미경제협정이 과거보다 진일보했다는 내용의 [조선일보] 사설을 소개했어요. 그러면서 '[조선일보]가 정부에 비판적인데도 이런 사설을 썼다. 한•미경제협정에 이러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. 또 이런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정부도 잘못이 있으니 노력해야 한다'고 했어요.
여기서 청중을 설득하는 기술에 대해서 한 가지 설명할게요. 말을 할 때에는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만 하거나 비판적인 주장에 대해서 변명으로 일관하면 안 돼요. 그러면 바로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소리를 해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돼요. 그래서 상대가 우선 내 생각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낮출 것은 낮추면서 말하는 것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에요.
Q) 그런 면이 있었군요.
A) 네, 이것이 중요합니다. 이것은 연설과 대화의 기술이자 철학이기도 해요.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고려하는 것은 결국 민주적인 태도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.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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