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기획 - 한길사
5 . 유신독재에 맞서다
(p. 359)
Q) 김재규 부장의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?
A) 나는 10•26 직후부터 일관되게 김재규 부장의 행동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평가했습니다. 많은 재야 민주세력이 김재규 부장이 민주주의를 위한 결단을 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하는데, 나는 그분들과 생각이 다릅니다.
민주주의는 국민의 자발적이고 단결된 힘으로 독제정권을 최대한 압박해서 쟁취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. 그러한 민주주의, 민주화가 필요한 것입니다. 그때 그런 가능성이 있었어요. 부산과 마산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곧 광주에서도 일어날 예정이었고 이것이 서울로 올라오면 4•19 혁명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어요. 국민이 직접 독재에 맞서 싸우고 저항해서 민주주의를 쟁취해야만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될 수 있어요. 그렇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됩니다.
민주화는 암살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없어요. 그래서 나는 그 소식을 듣고 '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' 라고 생각했던 것이에요. 10•26은 전두환 독재 정권이 다시 나올 수 있는 배경이 됐어요.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봤기 때문에 김재규 부장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10•26 이후 해외 언론, [뉴스위크]로 기억하는데, 여기 인터뷰에서 김재규 부장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어요. 그때 재야에서는 김재규 부장을 민주주의의 영웅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내 입장이 언론에 보도되고 난 뒤에 나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어요. 그런데 결국 그 이후의 역사는 내가 우려한 대로 전개되고 말았지요.
*) 민주주의는 쟁취하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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